2월의 대표 휴가철 설날이다! 명절에 우리 가족끼리 해외여행 가는 건 이번이 처음... 아니, 부모님과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
올해 태국의 2월 날씨가 어떤지 검색할 시간도 없이, 치앙마이행 4인 항공권을 예매했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80대 시어머니의 눈치 보랴, 남편 눈치 보랴... 직장에서 겨우 얻은 '명절'이라는 휴식을 우리 엄마는 제대로 보낸 적이 없다.
그래서 준비했다! 우리 가족 첫 동남아 여행 프로젝트!
태국 치앙마이의 날씨, 숙소, 부모님 만족도, 여행 꿀팁, 관광지, 여행 소감 등등 기록 START!
1. 치앙마이 4성급 호텔 '트래블로지 님만'에서 4박 5일
▶ 숙소 선택 기준
최근에 지어진 호텔이면서 가성비가 좋아서.
아, 물론 60대 초중반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되면 사실 휴양지나 리조트가 가장 편리하다. 그런데 이번엔 여행이 너무 짧기도 하고 숙소 예약을 너무 늦게 해서 마음에 드는 리조트에 남는 룸이 거의 없어서 가성비로 정했다!
▶ 치앙마이 트래블로지 님만점의 좋았던 점들!
① 최신 호텔이라서 깨끗했고 치앙마이의 4성급 호텔이지만 가성비 좋음.
우리는 스탠더드 트윈으로 방 2개를 예약해서 방 1개, 1일 기준 약 9만 7천 원 정도. 더 큰 객실을 원했는데 모두 매진 ㅠ.ㅠ
어쨌든 깨끗하고 편리한 숙소인데 비용은 총 4명, 스탠더드 방 2개, 4박 5일, 조식포함 한화로 총 약 77만 원에 다녀왔네.
② 트래블로지 님만 호텔에서 님만 중심 거리인 Soi6와 Soi4까지 무료로 태워다 주는 부기 서비스.
치앙마이 주요 관광지인 '올드타운'이지만 우리 부모님은 북적북적거리고 자동차와 오토바이 소리로 가득한 올드 타운에서 걸어 다니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트래블로지 주변의 안정감을 좋아하셨다.
③ 남만에서 택시를 타고 10분이면 근처 산에도 갈 수 있고 폭포 구경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치앙마이 최고의 커피 맛집 '리스트레토'가 님만 거리 Soi6 근처에 있다. 부기 타고 Soi6에 내려서 3분만 걸으면 바로 리스트레토 카페!
④ 가성비 조식과 심플한 조식 구성
저렴한 가격으로 조식을 먹을 수 있었던 점은 장점이었다. 달걀 오믈렛하고 파인애플이 그중에서 그나마 맛있었다. 아침 공복엔 역시 달걀이 최고~~
한국에서 미리 챙겨 온 맥심 스틱을 부모님에게 드리니까 조식 빵과 함께 너무 잘 드셨다. 갑자기 음식이 바뀌면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챙겨 왔는데 매우 만족해하셔서 좋았다. ㅎㅎ
식당 내 테이블 위에 동그란 나무토막들이 놓여있다. 자리를 잡으면 '빨간색 Reserved' 부분이 위로가게 놔두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이 알아서 다른 테이블에 앉는다. 내 자리를 지킬 수 있게 해 둔 귀여운 시스템!
초록색 식당도 로비 바로 옆에 있어서 호텔 밖으로 나가거나, 숙소로 돌아올 때 편하게 들를 수 있는 동선이었다. (T3 건물 기준)
⑤ 객실 수압
강한 화장실 수압은 호텔의 큰 장점이었다! 바쁜 여행 일정을 마치고 들어와서 빨리 씻고 싶은데 수압이 약하면 더 피곤하니까?
변기 막힘도 없었다. 3층 스탠더드 객실의 수압이 이 정도라면 다른 객실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 아쉬웠던 부분
① 비행기 소음
물론 트래블로지 님만점은 공항에서 너무 가까워서 비행기 소리가 시끄러운 편이다. 우리 부모님은 소음에 민감하시다 ^^;
다행인 건 우리가 4박 5일을 예약하긴 했지만, 실제로 잠을 자는 건 3박이다. 마지막 날엔 호텔에서 밤 8시에 체크아웃하고 귀국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 3박만 자면 됐다.
그렇다고 잠을 자야 하는 새벽 내내 비행기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잠을 자야 하는 일정 시간 동안에는 비행기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객실 내에서는 비행기 소리가 그렇게 크진 않지만 로비로 나가서 택시를 기다리다 보면 슈아 아아아 앙~
② 객실 내 창문 개방 불가
스위트룸처럼 큰 방에는 베란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탠더드룸은 한국의 좋은 모텔 같은 느낌이고 창문 개방은 전혀 되지 않는다. 환기를 중요시하는 우리 아버지는 답답하다고 했다.
③ 녹물
태국 여행 시 샤워기 필터를 챙겨야 한다는 것쯤은 너무 다들 잘 알고 있어서 우리도 샤워기 필터를 챙겨갔다. 녹물이 육안으로 봤을 때 잘 모르지만 세면대에 물을 받으면 투명한 물이라기보다는 약간 색이 있었다. 동남아 여행할 때는 어느정도 녹물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 같다.
샤워 2회 기준 필터기가 완전 갈색으로 변했다! 하핫^^;;;
하지만 이 부분은 아무리 좋은 호텔을 가도 복불복이라고 하니까~~ 부모님도 이해하고 넘어가셨다. 머릿결이 좀 뻑뻑해진다는 점은 느껴진다. ㅎㅎ
④ 가성비 조식
트래블로지 님만의 조식은 맛있는 편은 아니다. 하루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간단하게 끼니를 챙길 수 있는 정도였다. 물론 입맛에 따라서 뼈찜? 한국 뼈해장국 같은 메뉴도 있었는데 향이 너무 강해서 나는 시식 불가였다.
반면 우리 아버지는 태국 음식이 입에 너무 잘 맞다 못해서 조식으로 한 끼를 거하게 해결하시곤 했다. 아빠 입맛엔 파파야, 파인애플이 맛있었다고 함.
⑤ 태국이 아닌 중국?
설날이라서 그랬던 건지 원래도 중국 관광객 위주로 호텔을 운영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ㅎㅎ
설날이라고 호텔 식당을 온 통 새빨갛게 꾸며놓았다. 테이블도 빨간색으로 꾸며 두고, 설 명절 당일에는 전부 중식으로 나왔는데 직원들까지 새빨간 셔츠로 통일해서 입었다. 내가 중국인이 된 느낌? ^^;
우리집 여왕님(어머니)께서는 태국 전통의 음식이나 느낌이 적어서 아쉬웠다고 한다. 음식도 중국인에게 좀 더 맞춰진 거 같아서 딱히 태국의 특색은 전혀 없었다.
2. 치앙마이 공항 택시비 150바트?!
치앙마이 공항에서 트래블로지 님만까지는 약 10분 거리!!! 진짜 가깝다.
우리는 2월 8일 밤 10시쯤 태국 현지에 도착해서 짐 찾고 택시 타니까 밤 11시쯤이 됐다. (아~ 피곤하다.)
치앙마이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비가 정찰제라는 블로그를 많이 봤다. 음 거의 150바트로 통일되어 있는 것은 맞는 거 같다.
그렇지만 우리 가족은 160바트를 냈다는 것!
급하게 여행을 결정하느라 환전도 급하게 해서 50바트 짜리 지폐를 준비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100밧 2장을 택시 기사에게 줬다.
'예상했지만 택시 기사가 자기 마음대로 10바트를 더 챙겨 가네?' ㅋㅋㅋㅋㅋㅋ 여행하다 보면 흔한 일들이지만 기분은 나쁘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160바트를 첫 태국 택시 비용으로 지출했다.
"기사 양반 10바트 더 주셔야죠? 지갑에 지폐가 어마어마 많네요?"
소용없었다.
비행기를 쭈구리고 6시간 타고온대다가 기내에서 김밥을 먹고 체한 상태라서 너무 힘들기도 했고, 체력이 바닥나서 기분이 묘하게 나빴다.
꼭 택시비는 금액에 맞게 준비하고, 지폐가 없다면 Scan으로 지불 가능한지 먼저 물어보는 게 좋다.
치앙마이의 첫 날은 이렇게 마무리!
저가 비행기를 6시간이나 타고 밤에 도착하니 부모님이 많이 피곤해 하셨다.
나도 비행기에서 김밥을 먹고 체했는지 복통에 두통에 숨을 쉴 수 없어서 객실에 오면서 식은 땀이 줄줄 났다. 소화제를 두둑히 챙겨 와서 약을 먹고 30분 내로 괜찮아졌었다.ㅠㅠ
돈을 많이 벌어서 비즈니스석으로 부모님께 효도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 (비행기에서 불편해 하실 때 속상했다. 흑흑)
그래도 제주항공 이코노미석을 예약할 때 넓직한 좌석이 있긴 하다! (이건 따로 정리해야겠다.)
예전에 라오스 다녀온 뒤로는 동남아 여행은 2번째인데 가족이랑 다녀오니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다.
태국 치앙마이 여행을 가족이랑 다니니까 부모님의 안전에 걱정도 더 많아지기도 했고 편하기도 하면서 답답한 점도 있었지만 살면서 나에게 오래 기억 될 소중한 시간이 됐다.
밤에 도착해서 아직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치앙마이. 하지만 치앙마이 날씨는 아주 선선하고 따듯한 밤 공기가 정말 좋았다.
(2월 8일 밤 11시 기준 섭씨 23도)
태국 치앙마이 2월 여행 1일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