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인가 Ordeal인가? 숨 막히는 풍경과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Down under'는 청년들이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특별하고 풍부한 경험을 얻고자 하는 목적지지만, 머무는 동안 자주 마주하게 되는 힘든 시련들 또한 적지 않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여정을 헤쳐 나가며 겪게 되는 3대 장애물과 해결책에 관하여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언어 장벽'이라는 시련
첫 번째 직면하는 시련은 우리가 모두 우려하는 '영어 장벽'입니다. 한국인이기 때문에 영어가 완벽할 수 없습니다. 이건 솔직히 너무 당연한 일인데도 워낙 영어 능력 평가에 치이며 살아온 우리에게 영어 소통의 불통 문제는 굉장히 자존심 상하고 창피하게 여겨지고 있는 일입니다. 직장에서 매일매일 상호작용하는 것, 호주 일자리 면접 기회 그리고 심지어 카페에서 메뉴를 주문할 때와 길을 찾을 때도 낙담하는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한국에 살든지 호주에 살든지 사실 '의사소통 문제'는 직장인 스트레스의 대부분을 차지하죠. 문제는 이 언어 장벽을 극복해 낼 수 있는가입니다. 영어 실력이 기초 수준인데 아무 준비 없이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한 상태라면 조금 나아질 수 있도록 만드는 4가지 방법을 추천해 드릴 수 있습니다. 1) 3개월 동안 어학원에 등록하고 영어 공부에 하루 3시간 복습 시간을 투자합니다. 반드시 하루 3시간 자율 학습을 통해 영어 듣기, 말하기 훈련을 해야 합니다. 단, 읽고 쓰는 일은 잠시 미뤄도 괜찮습니다. 2) 교회, 성당, 절에 최소 3개월 이상 참석합니다. 종교 생활을 꾸준히 하면 내부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얻습니다. 종교 기관에 오는 사람들은 여러분이 영어를 못해도 비난할 확률이 낮아 자신감이 생기며, 현지인들과 인맥 형성을 할 수 있어서 일자리를 얻을 때 Reference 제공에 도움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3) 근처 대학교 캠퍼스에 1:1 영어 회화 mate를 찾아 주 1회 3시간 정해진 '대화 주제'에 대해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인지 신원 확인이 필수입니다. 대학교 내 글쓰기 센터, 취업 센터, 학교 게시판, 학생회 등의 도움 적극 받으세요. 4) 눈 맞춤(Eye contact)과 자신감 있는 포즈를 습관화합니다. 창피한 일이 전혀 아닙니다. 언어 때문에 기죽지 마시고 늘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사람들과 지내세요. 호주 현지인이 아니더라도 중국인, 일본인, 대만인 등등 여러분에게 호의적이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고자 하는 세계 각국의 워킹홀리데이 청년들과 한 팀이 되어도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캠퍼스 내 헬스장 트레이닝 실습생들과 친하게 지냈습니다. 호주 현지인 실습생들에게 운동을 배우다 보니 영어 표현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언어 장벽은 스스로 복습하고 훈련해야만 극복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적극적인 행동이 있어야 호주의 문화나 관습에 대한 에티켓을 배울 수 있고 일자리를 얻어 좀 더 만족스러운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보낼 수 있습니다.
2.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해고당하는 대재앙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는 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는 바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바로 '해고'입니다. 일자리를 얻는다고 하여 끝이 아니라는 포스팅을 이전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어느 날, 제 스케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행히도 거의 1년을 다 채웠을 때 일어난 일이라서 저도 좀 쉴 겸 여행을 떠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기분이 나빴습니다. 매 순간 성질내고 실수하는 20세 백인 호주 학생들에겐 격려하며 일을 가르치는 사장님이 일을 잘하는 5년 차 필리핀인 매니저와 저를 동시에 해고하면서 똑같은 백인 남자 매니저에게는 미리 이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줬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인종 차별이 진짜 심하네요."하고 걱정하실까 봐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백인 호주 사람이 인종 차별을 하리라는 것은 진짜 큰 편견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일했던 카페의 사장님은 원래 호주 사람이 아닌 유럽인 이민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운이 안 좋게도 이런 '해고'를 두 번이나 당했었답니다. 이 카페에서 일하기 전에는 엄청 바쁜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그 레스토랑의 매니저 또한 유럽 어느 국가 사람이었습니다. 우연이지만 그 레스토랑 매니저와 이 카페 사장님은 같은 유럽 국가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었어요. 이 에피소드를 친한 백인 호주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역시 그 나라 사람들은 말이야...'라고 말하며 제 편을 들어줬던 추억이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정도 일은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종 차별이라기보다는 그 사장님과 매니저의 모자란 인성 때문에 일어나는 해프닝입니다. 다행도 저는 대형 리조트에서 Job offer를 받아 바로 이직할 수도 있었지만 너무 일에만 몰두했다는 생각에 여행을 택했습니다. 여러분, 이런 어려움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받는 심각한 사건이 아니라면 빨리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는 유연성을 기르시길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대도시에서는 꿈의 직업을 구한다는 것은 어쩌면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나'에게 특별한 경험일지는 몰라도 호주 사람들에게는 단지 외국인이며 관광객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지인의 시선에 맞게 취업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호주 일자리 구하는 팁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3. 집 찾아 삼만리, 가성비 숙소를 찾다가 애타는 현실
가성비 좋은 숙소를 찾는 것은 호주로 워킹홀리데이 가는 분들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시드니, 멜버른, 브리즈번 같은 주요 도시의 높은 생활비는 여러분 주머니를 빠르게 고갈시킬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집을 전체로 빌리기보다 Share house, 학교 기숙사, 호스텔과 같은 가성비 좋은 주거 옵션을 탐색하는 것이 월세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정보입니다. 저는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집'에 대한 3가지 기준이 확실했습니다. 1) 5인이 넘지 않는 인원, 2) 최대 2인 1실, 3) 1주당 최대 180달러입니다. 이 3가지를 종합하면 '잘 쉴 수 있는 환경인가'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 물가를 반영하면 180달러는 비싼 편에 속합니다. 먼저 Share house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모여서 살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친구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가 있어요. 또한 같이 사는 사람들(Share mate)과 모여서 파티하고 추억을 쌓는 것은 워킹홀리데이의 매력입니다. 반면에 단점도 뚜렷합니다. 가장 큰 단점은 자신의 생활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생리 현상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어서 신체적 피로감이 쌓이고 질 좋은 수면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1~2주 정도는 괜찮습니다만, 3~4개월을 이렇게 살게 되면 일과 휴식의 불균형이 오면서 워킹홀리데이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저는 초기 정착금을 최소한으로 챙겨 오기보다는 여유롭게 준비하는 걸 추천하는 편입니다. 방이 3개인 집에 최대 인원은 5인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꽤 많은 워킹홀리데이 참가자 분들이 8명 함께 하는 집이나, 심하면 2인 벙크 베드가 3개씩 놓여 있어서 총 6인 1실을 공유하는 집에 들어가서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 여러분이 스스로를 욱여넣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내향인이라서 그러냐고요? 아닙니다. 저는 외향인이고 친화력이 좋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30살에 워킹홀리데이를 가게 된 만큼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고자 집에 투자했던 경우입니다.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인종 차별 경험, 호주의 단점에 대한 하소연, 남의 험담이 오가게 됩니다.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와 시간을 뺏길 환경은 애초에 제거하는 것이 지혜롭지 않을까요? 20대 후반에서 30대이신 분들은 특히나 낯선 환경에 여러분 스스로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혼자서 집중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 집을 마련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초기 정착 시 4개월 동안에는 어느 학교의 신축 기숙사를 운 좋게 들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호주에서 직업학교에 다닌다는 학생증이 있긴 했지만 확인하지는 않았던 걸로 보아 학생이 아니어도 받아줬던 기억이 납니다. 신축 기숙사가 새로 오픈하면서 홍보하느라 저에게도 빈방을 판매한 것이었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그래서 1인 1실을 주 180달러에 머물 수가 있었습니다. 1달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52만 원의 월세를 냈습니다. 기숙사 방에는 키친, 옷장, 책상, 더블베드, 화장실, 샤워기가 모두 있었고 기숙사 건물에는 여러 개의 공동 세탁실, 공용 주방, 헬스장, 커뮤니티 실, 스터디 룸, 영화관 등이 갖춰져 있었습니다. 공동 주방에서 현지 학생들과 요리를 같이 할 수 있었고 포켓볼 게임도 할 수 있었죠. 주변 한국인 10명 중의 초기 정착금으로 집에 지출을 많이 했던 편입니다. 그만큼 초반 4개월 동안 퍼포먼스를 최대로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의 생활 습관이 호주에 간다고 갑자기 변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꼭 인지하고, 초기 정착금에 투자를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자리를 구하고 나서 그때 돈을 많이 아껴도 늦지 않습니다. 잘 쉴 수 있어야 일도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호주 워킹홀리데이 1년의 시간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는 여정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개인적 성장을 스스로 축하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어 장벽, 구직 및 직장 불안정, 감당하기 버거운 집값에 부딪히는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유연한 임기응변' 능력이 있다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캥거루 나라'에서 독특한 모험을 뿌듯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힘내세요. For your better OZ life!